음수사원, 초심불망(飲水思源, 初心不忘)-싱하이밍 대사 중한 수교 31주년을 맞아 노태우 전 대통령 묘소 찾아 참배
8월 24일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위치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묘역은 조용했고, 묘소 앞에 놓인 순백의 깨끗한 국화꽃 한 바구니가 고인을 애도하고 있었다.

이날은 중한 수교 31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날 새벽, 싱하이밍 대사 일행은 비를 무릅쓰고 노태우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중한 수교에 중요한 공헌을 한 ‘중국인의 오랜 친구’에게 깊은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가는 길에 차창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싱하이밍 대사는 "31년 전에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 아침에 동료들과 서울 이태원에 있는 임시 관사 문 앞에서 개관식을 열었다"며 "장엄한 국가와 함께 선명한 오성홍기가 한국 땅에 서서히 게양되었다"며 벅차게 회상했다.

시계 바늘은 31년 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중한 양국 선대 지도자들은 선견지명을 가지고 중한 수교라는 현명한 결단을 내렸다. 1992년 8월 24일, 양국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수교 서명식을 진행했고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중한 양국은 냉전의 굳은 얼음을 깨고 함께 협력하여 양국과 동북아 지역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같은 해 9월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중국을 방문한 첫 한국 지도자가 되었다. 이것은 중국과 한국이 한마음 한 뜻으로 꿈을 쌓아가는 최초의 출발점이었다. 31년의 세월이 빠르게 흘러, 그 사이 중한 교류는 큰 성과를 거두었고,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은 전면적으로 꽃을 피웠으며, 상호간의 성과와 공동 발전을 이루며,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

어느새 차는 동화경모공원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남북 접경지대 파주시에 있는 묘원은 남북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지를 따른 것으로 이곳은 그의 안식처가 되었다. 정관희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먼저 싱하이밍 대사를 기다리며 싱하이밍 대사가 노 전 대통령 묘지로 천천히 걸어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묘지는 절반이 돌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에는 묘비가 안치되어 있으며 비석에는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염원하며’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갑자기 그치자 햇빛이 구름층을 뚫고 잔디밭으로 쏟아졌다. 싱 하이밍 대사는 묘비를 응시하며 새하얀 국화를 헌화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을 향해 경건히 묵념하고 허리를 세 번 굽혀 절했다. 이어 싱 대사는 앞으로 나가 문구가 적힌 꽃바구니 리본을 가볍게 정리했고, 리본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깊이 추모한다'고 적혀 있었다.




참배 후, 싱 대사는 정 전 비서관에게, “노 전 대통령은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인으로, 중한 관계를 위해 큰 공을 세우셨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한 수교 및 대만 당국과의 ‘단교’라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리셨고 퇴임 후에도 중한 관계의 발전을 변함없이 중시하고 관심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한다(吃水不忘挖井人)’는 말이 있듯,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중한 관계를 위해 흘리신 노고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며, “노 전 대통령 생전에 여러 차례 중한 수교일을 즈음하여 예방했다. 비록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노 전 대통령의 중한 우호를 위한 초심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싱 대사의 말을 들은 후 감동 어린 표정으로, “싱 대사님이 직접 성묘와 헌화를 하러 와 주셔서 감사드리고,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의 감사 인사를 대신 전해 드린다”고 화답하며, “대사님이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비가 왔는데 참배를 시작하시니 비가 갑자기 멈췄다. 노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지켜보신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 일생의 염원이자 갈망이었다. 한중 양국의 우의가 계속해서 깊어지고 협력 분야가 끊임없이 확장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떠나기 전 싱 대사는 특별히 정 전 비서관에게,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 등 유족에게 따뜻한 위로와 축복을 전해줄 것을 부탁하며, 유족들의 중국 재방문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묘소를 나서는 길, 한 기자가 싱 대사에게 현재 중한 관계에 관해 묻자 싱 대사는, “중국은 한국과 함께 선대 지도자의 유지를 계승하여 선린우호 및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이라는 수교의 초심을 굳건히 수호하고 양국 관계가 지금의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하고 새롭고 더 큰 성과를 끊임없이 얻도록 힘을 보태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31년 전 9월 28일 정오, 중국을 방문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정적인 연설을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한중 수교의 봄날이 다소 늦게 오기는 했지만 우리 양국 국민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바로 성실하게 협력하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다. 양국 관계 앞에 무한히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음수사원, 초심불망(물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며 초심을 잊지 않는다·飲水思源, 初心不忘)이라는 말과 같이, 중한 수교 31주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서 중한 수교의 초심을 영원히 지키며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하여 더 밝은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